갈릴레오, 사변철학을 무너뜨리다.

갈릴레오, 망원경을 만들다


갈릴레오가 망원경을 만들어서 천체를 관측한 순서를 보니 내가 반사망원경 (4인치 경위대식)을 처음 구입한 후 하늘을 본 순서와 같다. 달, 은하수 그리고 태양계내 행성들. 그림 혹은 사진으로 만 보던 모습을 직접 두 눈으로 보는 그 놀라움이란. 지금으로부터 30년 전의 일이었다.

갈릴레오가 망원경을 발명했다는 사실보다, 그가 망원경으로 처음 천체를 보고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 아니라는 사실을 관측으로부터 알아냈다는 사실보다 나는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갈릴레오의 업적이 있다. 그것은 바로 물질세계를 사변으로만 추측하던 갈릴레오 이전과는 달리 직접 관찰, 관측하여 (자연이 운동하는) 법칙을 발견하는 작업을 인류 최초로 했다는 것이다.

아무개 코메디언의 말했듯, "해봤어? 안해봤으면 말을 하지마"의 원조가 갈릴레오다.

그는 고대 그리스로부터 내려온 무거운 물질은 가벼운 물질보다 먼저 떨어진다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사변물리학을 "어 정말 그래? 한번 해 볼까 정말인지 아닌지?"라는 의문으로 널빤지에 서로 다른 무게의 공을 굴려서 아리스토텔레스 이래로 세상을 "사변적으로만 해석하고 결론을 짓는" 세상의 운동에 관한 이론들을 단번에 무너뜨린 것이다. (파인만이 괜히 철학자들을 Bull Shit이라고 한 것이 아니다.) 

근 2000년 동안 진실이라고 믿어 온 것(혹은 믿으라고 강요해 온 것들)을  직접 확인하겠다는 그 용기는 놀랍기 그지없다. 그것도 중세의 기독교 도그마가 창궐할 때 말이다. (갈릴레오의 저 실험을 주위의 사람들에게 물어보시라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모르고 있는 지 놀랄 것이다.)


그의 운동에 관한 실험들은 뉴톤의 이론을 가능하게 한 실험이었다.
나아가서 특정 조건에만 성립하는 물리적 법칙이 속도가 빛의 속도에 가깝울 때, 혹은 물리적 실체가 원자 수준 이하로 작아질 때 같은 한계에 도달할 때는 선형적으로 예측되지 않고  실제로 측정을 했을 때 다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그의 과학적 방법론은 상대론과 양자역학을 낳게 했다고 생각한다.

갈릴레오를 기리며 한 잔.

그리고 서양음악에서의 12음계를 발견하고 확립했던 갈릴레이 갈릴레오의 할아버지 빈센쪼 갈릴레오를 기리며 또 한 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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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ExtraD 2009/08/18 00:02 # 답글

    '한 잔'을 만드신 주류 장인을 위해서도 한 잔. :-)
    잘 읽었습니다~
  • 추유호 2009/08/18 00:13 # 답글

    왠지 저도 한 잔해야 할 것 같은 분위기인데요 :D
    잘 읽었습니다.
  • shaind 2009/09/14 11:16 # 답글

    빈센초 갈릴레이는 12음계를 발견하고 확립한 것과는 거리가 좀 상당히 있습니다만......

    한 옥타브를 12반음으로 나누는 것은 갈릴레이 이전에도 있었고 하나의 음계로서의 12음계는 낭만주의 시대에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했죠.
  • 별아저씨 2009/09/14 23:35 #

    빈센쪼 갈릴레이와 12음계에 대해 더 알려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저는 위에 포스팅한 내용이 제가 아는 전부거든요.

    12음계를 작곡에 구체적으로 적용한 것은 논외로 치더라도요.

    그런데 12음계를 본격적으로 사용한 낭만주의 작곡가는 누군지 알려주셔도 감사하겠습니다.
  • monsa 2009/09/18 17:48 #

    평균율 이전에는 파타고라스 반음계가 있었고요. 최초로 평균율을 옹호한 사람중에 한사람인것은 맞습니다.

    http://en.wikipedia.org/wiki/Equal_temperament

    자세한 부분은 위키피디아를 참조 하세요.
  • 별아저씨 2009/09/20 22:44 #

    shaind 님이 한마디 하시고 그 다음 제 질문에는 답변이 없으시니 좀 뻘쭘해졌음니다.
  • shaind 2009/09/20 23:14 #

    빈센초 갈릴레이는 12평균율의 옹호자였는데 현대적인 12평균율에는 당연히 로그(대수)가 필요하고 당시에는 로그가 아직 개발되지 않았기 때문에 빈센초 갈릴레이는 2의 1/12승의 근사값을 사용하기를 주장했죠. 문제는 당시의 음악적 환경에서 그정도 정확도의 근사값은 중전음률이나 좀더 정교화된 비등분 음률(예컨대 바흐의 "평균율")에 비해 별로 장점이 없었기 때문에 (특유의 5도 불협화성에 비해 조성의 자유로움도 그다지...) 묻혔습니다.

    낭만주의 시대에 12음계를 본격적으로 사용한 시초가 누군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적어도 바그너는 반음계적 진행으로 조성이 불명확하게 된 작곡기법을 사용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그 이후에 12음 음악이 나온 건 아실테고...

    제가 관련주제에 관해 쓰다가 흐지부지되어버린 글 시리즈가 있긴 한데 도움이 될지 모르겠군요. http://shaind.egloos.com/4924909
  • 별아저씨 2009/09/21 00:07 #

    댓글이나 혹은 쓰신 글 어디에도 "빈센초 갈릴레이는 12음계를 발견하고 확립한 것과는 거리가 좀 상당히 있습니다만..."라는 주장을 뒷받침만할 내용은 없네요.

    그리고 바그너 (혹은 다른 누군가가) 반음계적 진행을 사용했다고 하더라도 그것과 음계로서의 12음계가 낭만주의 시대에 본격적으로 사용되었다고 했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12음계가 하나의 음계로서 사용이 되었다고 말하려면 12음계의 음이 평등하게 사용되어야 하거든요.
  • shaind 2009/09/21 00:23 #

    제가 블로그에 썼던 글을 보셨다면 12평균율이라는 것이 결국 (온음계의 확장을 통해) 한 옥타브를 12개의 반음으로 나누는 것을 전제로 한다는 것을 아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만, 아직 중전음률까지만 써놓고 그 다음에 나올 평균율 이야기 쓰려다가 질질 끌고 있으니 OTL

    다시말해 갈릴레이가 2의 1/12승의 근사값으로 평균율을 만들려고 시도했다는 것 자체가 갈릴레이 이전에 한 온음계를 확장한 12반음계의 존재를 말하고 있는 겁니다. 즉 갈릴레이가 12음을 만든 게 아니죠.

    그리고 12음계라는 용어를 사용한 게 부적절하다는 건 인정합니다만 본격적인 12음 음악(말 그대로 12반음이 동등한)이 등장하기 이전에도 반음계적 진행을 통해 온음계를 이탈하는 시도는 있었다는 의미에서 바그너 이야기를 했던 겁니다.

    좀 멀리 거슬러올라가자면 바흐가 작곡한 Chromatic fantasy&fugue(BWV903)같은 것도 있긴 있죠...
  • monsa 2009/09/21 13:45 #

    일단.

    1. 반음계(12음계)의 발견
    2. 조화수열을 통한 반음의 균등 분할
    3. 24개조성의 자유로운 사용과 자유로운 조바꿈

    이 3가지는 각각 독립적인 토픽이고요,
    1번은 피타고라스 반음계는 꽤나 옛날에 발견되었고요, g-sharp 와 a-flat 의 음 오차라는 태생적인 문제를 갖고 있었습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여러가지 튜닝 방법이 개발 되었는데,
    1. 평균율(요즘의 의미와 다르게 균등분할이 아닙니다. 바흐때도 균등분할이 아니었다고 합니다.) 균등분할이 아니므로 각 조성마다 울림이 달라지므로, 조의 선택과 조바꿈의 선택은 의미를 가졌습니다.
    2. 균등분할
    입니다.

    2번의 균등분할에 대해서는 빈센초 갈릴레이가 선구자중에 한사람인것은 맞지만, 그 개념을 최초로 만든 사람이라고 보지는 않는것 같습니다.

    3번에 대해서는 24개조의 리서카레를 작곡한적이 있으니, 역시 빈센초 갈릴레이가 선구자중 한명입니다.

    바흐의 평균율은 균등분할이 아니었다고 합니다만, 칼 필립 임마뉴엘 바흐만해도 균등분할을 적용한 조율을 했다고 합니다.

    12음을 평등하게 사용하는 것은 조성 자체를 무너뜨리는 일이라서, 현대에 와서야 일어난 일이라고 봐야할 것 같습니다. 1/2/3 번과는 또 다른 토픽으로 봐야 할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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