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해석하는 방법

갈릴레오, 사변철학을 무너뜨리다?

갈릴레오가 아리스토텔레스의 주장을 논박하기 위해서 먼저 한 것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주장이 과연 타당한 것인가를 "사변적"으로 살피고 아리스토텔레스의 주장이 틀렸다는 것을 멋지게 증명한 것은 틀림없다. 트랙백 한 글을 쓰신 Phaidros님께서는 이러한 이유로 갈릴레오가 "한 것은 자연에 대한 순수한 관찰이 아니라 오히려 사변 철학(!)이었습니다. 그는 자연에서 직접적으로 관찰된 사실을 무시하는 용기를 갖고 있었고 그것이 그의 위대한 점이었다는 것입니다." 라고 주장을 하신다.

그리고 나아가서는 이러한 사고실험이 아인시타인까지 이어져서 "아인쉬타인의 그 사고실험의 힌트는 철학적인 고민에서 온 것입니다." 라고 Phaidros 님께서 과감한 주장을 내 놓으신다.

내가 애시당초 갈릴레오의 업적에 대해서 이야기 한 것은 "관찰과 실험"을 통해 자연(혹은 세상)가 작동하는 방식에 대해 알아내고 설명했다는 것인데, 그것은 갈릴레오가 아리스토텔레스의 설명에 관해 의심을 품고 논리로써만 아리스토텔레스의 주장을 논박하는데 그쳤다면 갈릴레오는 그저 그런 아리스토텔레스의 아류에 지나지 않는다는 주장과 같다. 다시 말하건데, 갈릴레오의 위대함은 수천년의 도그마에 도전한 용기도 대단하지만, 세상을 해석하는데 직접적인 실험을 했다는 것이다.

상상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그 상상이 세상이 작동하는 방법을 "정확히" 유추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리고 아인시타인의 사고실험은 철학적 고민 (철학적 고민이 정확히 무엇인가 잘 모르겠지만)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는 것은 아인시타인이 쓴 다음의 문장에서도 잘 드러난다. 좀 길지만 원문을 인용한다.

The concept "true" does not tally with the assertions of pure geometry, because by the word "true" we are eventually in the habit of designating always the correspondence with "real" object; geometry, however, is not concerned with the relation of the ideas involved in it to objects of experience, but only with the logical connection of these ideas among themselves.  
                            Relativity, The Special and the General Theory. Albert Einstein

아인시타인은 몇 가지 공리를 세우고 거기에 유추한 정리들을 끌어내는 수학자들의 방식과 비슷하기는 했지만 본질적으로 물리학자의 자세를 취했다. 그 공리가 "세상이 작동하는 방법"과 일치하는 가 않은가에 살펴보고 물리학자로서 타당한 방식으로 공리를 선택했다.

사변철학에는 이런 고민이 없다. 세상이 어떻게 동작하는 지에 대한 것은 머리속의 상상에만 존재할 뿐 그 상상이 실제로 세상이 돌아가는 방법을 제대로 해석하는 가에 대해서는 관심도, 적용할 용기도 없다.

물론 바람계곡에 살았던 나우시카는 철학자들이 좋아할 다음과 같은 말을 하기도 했다.
"정신의 위대함은 고뇌의 깊이에 의해 결정되는 거예요"

하지만 이 세계가 어떤 식으로 작동하는 가에 대한 해석에 관해서는 저런 말이 적용되기 곤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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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Phaidros 2009/09/27 21:27 # 답글

    글 쓰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제 원글의 포인트를 이해하지 못하셨군요.
    그리고 님께서 언급한 아인쉬타인의 예는 논점 일탈이니
    제가 응답할 이유가 없습니다.
    (님께 새로운 주장이 모두 과감한 주장도 아닌 게고요.)

    다음 대화는 어떨까요?

    갈릴레오: 물체는 무게에 상관없이 똑같은 속도로 떨어져.
    우유배달부: 돌멩이랑 깃털이 똑같이 떨어진다굽쇼?
    갈릴레오: 그렇다네.
    우유배달부: 정말요? 어디 보여주세요.
    갈릴레오: 어... 그게 말이지... 자네가 이해할 수 있을런지 몰라도...
    우유배달부: 여기 돌멩이랑 깃털이랑 있으니 실제로 보여주시라니까요?
    갈릴레오: 진공 튜브가 있어야 할 텐데 말이지...
    우유배달부: 해봤어요? 해보지도 않구서는 원~

    이제 이 대화에 대한 해설을 적어야 할 텐데 제 원글에 이미 적어놨으니
    다시 읽어보시기를 권합니다.

    도대체 제가 원글에서 한 이야기를 반복하게 할 거면 뭣 하러 트랙백하셨습니까?
    또 님의 지금 글도 지난 글의 카피 앤 페이스트 뿐이잖아요?
    뭣 하러 이 글 쓰신 거죠? 위 글에서 님의 요지는 다음 문장입니다.
    님의 원글과 비교하시고 님의 지성을 반성해 보시는 시간도 갖도록 하세요.

    "내가 애시당초 갈릴레오의 업적에 대해서 이야기 한 것은 "관찰과 실험"을 통해 자연(혹은 세상)가 작동하는 방식에 대해 알아내고 설명했다는 것인데, 그것은 갈릴레오가 아리스토텔레스의 설명에 관해 의심을 품고 논리로서 아리스토텔레스의 주장을 논박하는데 그쳤다면 갈릴레오는 그저 그런 아리스토텔레스의 아류에 지나지 않는다는 주장과 같다. 다시 말하건데, 갈릴레오의 위대함은 수천년의 도그마에 도전한 용기도 대단하지만, 세상을 해석하는데 직접적인 실험을 했다는 것이다."
  • 별아저씨 2009/09/27 21:51 #

    Phaidros님이 원래 쓰셨던 글은, 많은 사변철학자들이 그랬듯이 그 근거가 불분명한 것들에 기초로 해서 쓰시는 것으로 보입니다.

    아인시타인이 쓴 글을 예로 든 것은 아인시타인이 사고실험에만 우선해서 그의 물리학을 전개시켰다는 것이 아님을 그가 직접 쓴 글을 인용해서 보여드리기 위함이었습니다.

    게다가 Phaidros님께서는 아인시타인이 당대의 물리학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다는 평가를 (비밀도 아니라는) 듣기도 하셨다고 언급하셨고요. "솔베이회의"에 대해서 Phaidros님께서는 아실 필요가 있다고 말씀드리고싶습니다.

    위의 갈릴레오와 우유배달부의 대화가 어떤 의미를 가지는 지 무슨 말씀을 하시려고 했는 지 저는 전혀 모르겠습니다. 혹시 갈릴레오는 널빤지에 돌을 굴린 적이 없고 사고실험만으로 했다는 것을 주장하시려고 했는 지요.

    아 아니면 기술적한계때문에 실험을 못하고 사고실험만으로 자연을 설명할 수가 있었다고요?

    사고실험만으로 자연을 설명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진공튜브가 없어도 널빤지와 돌덩어리만으로 갈릴레오는 자연이 움직이는 방식을 설명할 수 있었고 그것은 인류최초로 갈릴레오가 이룩한 업적입니다.

    현대의 물리학자들이 하는 것이란 "본질적으로" 과거의 철학자들이 했던 것과 같다는 주장은 전혀 엉터리입니다.

    현대의 물리학자들이 하는 것들은 과거의 철학자들이 하고 싶었던 것과 같을 지는 몰라도 자연을 직접 관찰하고 실험한다는 점에는 "본질적으로" 다릅니다. 그래서 파인만은 철학자들을 B(ull)S(hit)이라고 했던 것입니다.


  • Phaidros 2009/09/27 21:29 # 답글

    더 이상 님의 블로그에 댓글이나 트랙백 할 일 없을 겁니다.
  • 키키 2009/09/28 15:38 # 답글

    깃털이 날리는 것을 보면 바로 공기가 영향을 준다는 것을 알 수 있고, 공기의 영향을 없애려면 어떻게 하면 될 것인가는 우유배달부도 고민해서 일정부분의 해답을 찾을 수도 있는 일입니다. 갈릴레이 시대에도 말입니다.

    아리스토텔레스 시절에도 무게가 크게 차이 나지만 크기는 같은 (예를 들어 나무토막과 쇠덩어리)를 사용해서 실험을 해보면 금방 낙하속도가 무게(질량)에 비례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죠.

    정확한 실험으로부터 알아낸 사실들을 모아놓고, 전체를 꿰뚫는 통일적인 체계를 발견하는데에는 사변철학(?)이 대단히 유용하게 쓰일 수 있지만, 실험 자체를 제대로 안하고 사변철학만 전개하면 엉뚱한 결론에 도달하는 것이지요.

    아인쉬타인이 아무리 깊은 철학적 고민을 해서 내놓은 이론이라도 실험하고 안맞으면 말짱꽝. 폐기처분. 아인쉬타인이 무식(?)하게 탱자탱자 놀다가 그냥 꿈에서 누가 알려줘서 특수/일반 상대론을 만들었어도, 실험 사실과 잘 맞으면 역사에 남을 위대한 업적. 사변철학적 사고의 깊이와 아인쉬타인의 업적의 위대성 사이에는 별 상관 관계가 없다는 것이죠.
  • versilov 2009/10/10 19:13 # 답글

    물리학이 철학과, 그리고 또 다른 면에서 수학과 다른점은 현실을 대상으로하는 학문이라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수학으로 이 세상의 원리와 법칙들을 표현할 수 있다는 건 정말 놀라운 일이죠. 추상의 극한에 있는 수학을 사용해서 아이러니하게도 추상의 정 반대편에 있는 현실을 모델링을 하는것!

    별아저씨님의 지적처럼 갈릴레오 또한 그런 물리학, 나아가서는 이론을 세우고, 그 이론을 실험으로 증명하는 과학의 기본자세의 모범을 확립했다고 생각합니다.
    (초끈이론 어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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